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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늘과 함께 월경越境하기
코스트바러 알탁kostbarer Alltag 매거진 첫번째에 실린 글입니다. 인천에서 베를린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밤 11시가 넘어서야 출발했다. 마지막 식사는 조카와 함께였다. 메뉴선택에 신중을 기했다.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어야 했다. 그렇게 택한 멍게와 산낙지. 멍게를 입에 넣는 순간, 바다 내음이 밀려왔다. 이어 잘게 썬 산낙지를 접시에서 떼어내 기름장에 찍고, 상추 위에 올렸다. 그 위에 생마늘 조각까지 얹어 한입에 넣는다. 쫀득쫀득한 탄성과 함께 알싸한 마늘향이 톡 쏘며 입안 가득 퍼졌다. 아, 이 맛이지!야무지게 흡입하며“마늘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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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수현 안무가 인터뷰-여기서 저기를 상상하며
6월 초 베를린은 녹음으로 가득하다. 자전거를 타고 집앞 호수공원으로 나가 황수현 안무가를 기다린다. 그녀는 4월(2023년)에 있었던 공연 <카베에>를 마치고 여행중이다. 5월에 열리는 브뤼셀 쿤스텐 페스티벌의 관객이 되었다 파리를 거쳐 마지막 여행지인 베를린에 도착했다. 집채만한 나무 밑을 지나자 정수리 위로 물방울이 기분좋게 떨어진다. 키 큰 나무들이 양분을 흡수하고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기공을 열었다 닫는 증산작용이다. 생동하는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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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든 것은 이미 움직인다
베를린 겨울. 오후 4시면 해가 진다. 낮이라 해도 온통 잿빛이다. 창밖 나무는 물 먹인 숯처럼 검고 진하게 서 있다. 잔 가지들만 복잡한 사정을 드러내며 얽혀있다. 그 사이로 하늘이 들어오고 노을이 들어온다. 해를 거듭하며 겨울나는 법을 익혀 간다. 숲을 걷고 나면 일주일, 친구들을 초대해 따뜻한 음식을 나누고 난 뒤엔 한달쯤 버틸 힘을 얻는다. 온기를 충전한다. 이번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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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verything is already moving
Berlin Winter. By 4 PM, the sun has already set. Even in the daytime, everything is cloaked in shades of gray. Outside the window, the trees stand dark and dense, like water-soaked charcoal. Their thin branches intertwine, revealing their tangled stories. Through them, the sky seeps in, and so does the sunset. Year after year,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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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상화 × 장수미 공개 편지: 우리는 정동 속에 있다 ➂
세 번째 편지 수미에게 안녕하세요, 수미! 수미의 편지 속 그곳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. 흙냄새가 일면서 투두두 빗줄기가 떨어집니다. 사람들이 떠나자 공원은 소리로 색으로 물기로 가득 찹니다. 8월에 열리는 베를린 축제, 탄츠임아우구스트(Tanz im August)가 마무리됐어요. 포스트휴머니즘을 주제로 한 공연 <아키펠(ARCHIPEL – Ein Spektakel der Vermischungen)>을 보러 마할라(MaHalla)로 향합니다. 처음 들어보시죠? 내년 2022년 오픈을 목표로 폐허였던 발전소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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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상화 × 장수미 공개 편지: 우리는 정동 속에 있다 ②
두 번째 편지 수미에게 바이센제(Weißensee), 집 앞 호수공원을 걷고 있었어요. 긴긴 겨울에 대한 보상일까요, 베를린의 여름은 눈이 부시죠. 집채보다 큰 나무들이 뿜어대는 초록 냄새, 쨍한 하늘, 빛에 반사된 채 출렁이는 물결들…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. 분명 한국의 가을 날씨와 비슷하긴 한데, 그 냄새는 아닙니다. 한여름의 더위가 스러질 때 느껴지는 안도감,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한 세계가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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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상화 × 장수미 공개 편지: 우리는 정동 속에 있다 ➀
장수미와 남상화는 지난 7월 정동(Affect)을 키워드로 한 서울무용센터의 렉쳐 프로그램 <몸들의 마주침에서 발생하는 콜렉티브 움직임>에 공동 참여했다. 렉쳐를 어떻게 기록하면 좋을지 생각하다,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것보다 이 이벤트가 파생시킨 변화와 잔상을 기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공개서간문의 형태로 다시 만났다. 편지글은 8월 한 달에 걸쳐 서울과 베를린 사이를 세 차례 오고 갔다. 한 사람이 먼저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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